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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 복서와 고양이의 기묘한 동거를 그린 만화책 '쳇, 고양이 따위가 뭐라고!' - 스기사쿠 본문
백수 복서와 고양이의 기묘한 동거를 그린 만화책 '쳇, 고양이 따위가 뭐라고!' - 스기사쿠 글, 그림
드래곤볼, 슬램덩크 이후 만화책은 거의 안보다가 오랜만에 풋풋한 감수성이 느껴지는 만화책을 한 권 읽었다. 전직 프로복서인 만화가가 직접 고양이를 키운 경험담을 담은 '쳇, 고양이 따위가 뭐라고!'라는 작품이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했다. 글로 설명하는 것 보다 우선 소개하는 동영상을 보면서 어떤 만화인지 감상해 보자.
추운 겨울 주인공인 용태씨의 만화가 형은 길을 가던 중 길냥이 두마리(레오와 꼬미)를 주워온다. 이것을 발단으로 용태씨는 어느순간 고양이들과 가족이 되어버린다. "쳇, 고양이 따위가 뭐라고!"에서는 이러한 상황에서 생기는 백수 복서의 좌충우돌 애묘 분투기를 그린 만화다.
단순히 고양이를 키우는 내용으로만 이루어져 있어서 어쩌면 지루할 수도 있는 내용이지만 나는 이런 점이 더 마음에 든다. 자극적인 매체에 많이 노출된 요즘 이러한 단순하고 따뜻한 내용을 다룬 만화책은 사람의 마음을 차분하게 만들어 주기에 충분하다. 고양이를 키우면서 생기는 재미있는 에피소드도 다양하다. 복서라 터프해서 그런지 주인공은 수컷 고양이 레오가 다른 고양이에게 지는 것을 참지 못한다. 특훈의 결실일까? 레오는 잠시나마 도둑고양이 세계에서 보스가 되기도 한다.
전직 복서가 만화를 이정도로 그리다니 정말 대단하다. 예전에 그림 좀 그린다는 소리를 들었는데 나도 할 수 있을까? 아니라고 생각한다. 형이 만화가라고 했으니 아마도 동생인 저자도 만화에 대한 끼가 있었을 것이다. 그것이 복싱에 가려 늦게 발견했을 뿐이지... 형이 그리는 것을 옆에서 도와주면서 자신도 모르게 습득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위 사진은 꼬미와 쓸쓸하게 걸어가는 주인공의 뒷모습니다.
이 책을 보고 나니 어린시절 애완동물에 대한 추억이 하나 둘 생각난다. 강아지를 몇번 키운적이 있었는데 참으로 많은 일이 있었던 것 같다. 밖에서 키우던 강아지를 방에서 대리고 놀다 이불에 오줌을 싸서, 냄새를 없애기 위해 이불에 아빠 스킨, 로션을 뿌려 혼났던 적도 있었다. 생각해보시라 강아지 오줌냄새와 스킨, 로션 향의 환상의 조화! ㅎㅎ 그리고 미쳤다고 소문난 사촌형 개와 싸우다 왼쪽 다리를 물렸을 때도 있었다. 지금도 그 상처를 보면 우리나라 토종 진돗개에 대한 불신이 밀려온다 ㅡㅡㅋ 나도 이러한 재미있는 경험을 만화로 그리고 싶지만 아직은 실력이 없어서 보류하기로 한다.
고양이나 애완동물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쳇, 고양이 따위가 뭐라고!' 꼭 한번 읽어보길 바란다. 이 책에서 많은 공감을 얻고 갈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내가 지금까지 키웠던 애완동물에게 하고싶은 말이있다. "모두 끝까지 책임지지 못해 미안해!"